미니벨로 버디와 국토종주 2일차 충주-문경

몸은 피곤한데 숙면을 못하고 뒤척이다 잠이 들었습니다.
눈을 떠보니 오전 7시 30분.
일기예보는 미세먼지 나쁨에 올 들어 가장 더운 날이 되겠다고 합니다.
오늘은 국토종주 중 가장 높은 곳인 이화령을 넘는 날입니다.
전날 고생한다고 여관 사장님이 주신 컵라면과 어제 먹고 남은 통닭을 아침 삼아 먹습니다.
저녁과 아침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으니 이 방법도 나쁘지 않습니다.

지도를 보며 자전거길을 찾고 이정표를 따라 코스로 복귀합니다.

소형 자동차도 겨우 통과할 것 같은 다리.
다리를 건너는 도중 마주 오던 차량이 자전거를 탄 제가 건널 때까지 기다려 주십니다.
감사하다는 손인사 후 계속 길을 따라갑니다.

이 길을 마주하고 몇 번이나 지도를 다시 살펴봤습니다.
이정표와 지도 모두 정상적인 코스로 표시됩니다.
문득 비가 오면 흙받이가 없어 엉망진창이 될 생각하기 싫은 상황도 떠오릅니다.

이전 길을 생각하며 의심 없이 이정표를 따라 갑니다.

지금 자전거로 더 이상 앞으로 갈 수 없습니다.
무리하게 페달을 밟아봤지만, 타이어가 땅에 묻혀 곧 멈춰 섭니다.

자전거를 들쳐 메고 이전 길로 다시 올라갔습니다.
잘 닦인 자전거도로가 반겨줍니다.
이정표에게 배신 당한 첫 경험입니다.

시원한 그늘과 합게 산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자전거 여행자를 위해 만들어둔 쉼터도 많습니다.

일반 공도 길이지만 자전거길처럼 편안합니다.
자동차들은 모두 고속도로로 다니고 인근 주민이나 드라이브를 목적으로 다니는 차량만 가끔 보입니다.

고속도로와 코스를 공유하면 자전거 전용 도로를 따로 만들어줍니다.

때마침 보이는 휴게소에 들러봅니다.
"피자 안 시켰어요"
저도 당황하고 휴게소 사장님도 당황합니다.

화려한 복장이 싫어서 구입한 옷이 정말로 피자 배달원 유니폼 같습니다.
저렴한 자전거 전용 의류로 구입했던 옷이지만, 이 옷은 한번 입고 망가졌습니다.
차라리 통상 입는 운동복이 튼튼하고 자전거 타기도 편안합니다.

수안보 인증센터에 도착합니다.
관광지라 각종 편의 시설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러고 보니 어제 수안보에서 묶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생깁니다.
이곳부터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되니 충분한 보급을 추천합니다.

도장도 잘 찍어봅니다.

구불구불한 산길이 이어집니다.

이화령 고갯길 시작으로 착각했던 길은 돌고개였습니다.

이화령은 아직 16km 더 가야 합니다.

끝없는 오르막이 펼쳐집니다.
경사도는 완만해서 생각보다 힘들지 않습니다.
꾸준하게 올라가기 위해 기어를 저단으로 놓고 라디오를 켜봅니다.
국토종주에 도전하는 많은 사람들이 저를 추월해 올라갑니다.
속도는 느리지만 편하게 올라가는 모습이 신기한지 전기자전거인지 묻는 분도 계십니다.

길바닥에 정상까지 남은 거리가 계속 표시됩니다.
남은 거리는 14km 아직 이곳은 소조령입니다.

점점 높은 곳으로 올라갑니다.

점점 작아지는 풍경을 감상해봅니다.

마음 같아서는 한번에 올라가고 싶지만,
5km 가량 되는 오르막이 계속 이어집니다.
자전거로 힘든 코스임을 고려했는지 1km 구간마다 쉼터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다 찍는다고 하는 정상에서 한 컷 담아봅니다.
이화령 인증센터와 함께 이곳에 휴게소와 화장실등 편의 시설이 모여있습니다.
덕분에 그동안 같은 길을 달려왔던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만남의 광장 같은 곳입니다.

이화령을 힘들게 올라온 보상을 받을 시간입니다.
정말 신나게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도로 표지판에 적혀있는 제한 속도 40km를 넘기는 순간 위험함이 느껴집니다.

즐거운 시간은 금세 지나갑니다.
한동안 안보이던 자전거길 표지판을 만나니 반갑습니다.

이화령 고개를 넘고 나니 긴장이 풀립니다.

산 아래에 잘 정돈된 시골 풍경.

바위산을 뚫어 놓은 이색적인 풍경도 있습니다.

거대한 산 아래로 강과 함께 가는 길도 있습니다.

자전거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여유를 마음껏 즐겨봅니다.

문경불정역 인증센터 도착.

공사중인 구간을 만났습니다.
선택의 여지 없이 우회로로 지나갑니다.
좁은 왕복 1차선 도로에 공사 차량과 함께 빠른 속도로 스쳐 지나갑니다.
차라리 자동차가 없는 오르막길이 더 편할 정도로 불편한 코스입니다.

오후 5시.
스마트폰 지도를 켜고 숙박 시설이 있을 만한 곳을 검색해봅니다.
곧 도착할 문경시를 지나면 한동안 아무것도 없습니다.
조금 이르지만 문경시로 향합니다.

분명 코스 바로 옆 문경시가 보이지만 기찻길에 막혀 들어가는 곳을 찾기 어렵습니다.
서울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기차 건널목을 건너 문경시로 들어갑니다.

모텔로 방을 잡았습니다.
어제 묵었던 여관급 모텔과 가격은 동일합니다.
오늘은 정말 편하게 쉴 수 있겠습니다.

이화령은 지금까지 자전거 인생 중 가장 높이 올라간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스트라바에 온도가 30도를 넘으면 붉은 색으로 표시되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느껴지는 코스 분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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