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벨로 버디와 국토종주 4일차 칠곡-합천군 적포교

어제 정말로 편하게 숙면을 했습니다.
목표 지점을 정해야 하는데 좀 애매합니다.
대략 100km를 목표로 잡으면 남지읍이 되지만 그전에 낙동강 4대 업힐 다림재,무심사,박진고개,영아지마을
이 사악한 업힐이 모두 포함된 종합 선물 세트가 기다립니다.
특히 박진고개는 이화령과 쌍두마차로 불리고 국토종주 중 2번째로 길고 높은 업힐입니다.
누군가 박진고개를 빡친고개라고 하더군요.
도착하는 시간을 보고 대략 80km 지점에 유일한 숙박 시설로 등록되어있는 적포교 삼거리에서 다시 고민을 해보아야겠습니다.

6월 첫날인 오늘 날이 너무 좋습니다!
미세먼지도 물러가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주고 있습니다.

휴대폰 상태가 이상합니다.
어제 휴대폰을 완전히 끄고 충전을 시켰는데 7시간 동안 95%만 충전되어 있습니다.
그냥 휴대폰을 다시 꺼버리고 이제부터 필요한 곳에서만 켜기로 합니다.

어제와 비교가 되지 않는 가시거리가 체감됩니다.

풍성하게 자란 나무들이 터널을 만들어줍니다.

어제 경험을 떠올리며 가장 처음 마주치는 식당에서 아침을 먹습니다.
아침 식사가 가능한 식당이 많지 않은데 운이 좋습니다.

덩굴이 좀 더 자라면 예쁜 길이 되겠습니다.
2016년 다녀온 길이니 지금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낙동강 물 위를 달리는 길.
탁 트인 시야와 함께 기분 좋게 달릴 수 있습니다.

강정고령보 인증센터 도착.
대구와 가까운 곳이라 생각보다 오고 가는 자전거가 많습니다.
이곳에서 같은 방향으로 여행하는 사람들과 여행 중은 아니지만 지금 타고 있는  버디와 동일한 자전거를 탄 사람도 만났습니다.
생각보다 보기 힘든 자전거라 내심 반가웠습니다.

다음 목적지인 달성보로 출발합니다.
23km의 짧은 거리라 1시간 남짓 달리면 금세 도착합니다.

달성보 도장도 잘 찍어 봅니다.
악명 높은 다림재를 우회하기 위해 어제 조사해둔 공도로 들어섭니다.

첫 번째 난관입니다.
자전거도로 겸 인도가 공사 중이라 통행하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6차선 도로에 대형 트럭도 자주 통행하고 통행량도 많습니다.
어쩌면 잘못된 선택을 한 직감이 들기 시작합니다.

빠르게 달리는 트럭과 버스가 무서워서 농로로 빠졌지만,
얼마 못가서 다른 방향으로 길이 갈라져버립니다.
너무 작은 길이라 지도에 표시되지 않습니다.
공도 주행은 자동차와 동일하게 생각하고 운행해야 안전합니다.
그리고 자전거는 느린 속도만큼 갓길로 최대한 붙어서 교통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는 방법이 최선입니다.
하지만 갓길에는 자동차에 치여 온갖 돌맹이와 뾰족한 플라스틱 조각이 모여있어 타이어를 위헙하고 있기 때문에 펑신 영접에 딱 좋습니다.
여러 변수가 존재하고 경험도 요구 되기 때문에 공도 코스는 주로 로드 자전거로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추천되는 코스입니다.
이정표가 보이는 곳마다 정차해서 휴대폰을 켜서 일일이 확인하느라 시간이 더 지체되기 시작합니다.

악몽 같은 공도 코스에서 벗어나 눈앞에 보이는 편의점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점심을 우회로에 위치한 현풍면에서 해결하려고 했지만 지금 길도 못 찾아 헤매는 중이라 생각할 틈이 없습니다.

휴대폰은 여전히 100% 충전이 안 되는 이상한 상황.
이제 큰길을 따라가기만 하면 되겠습니다.

길은 넓은데 공사중이라 차량과 가깝게 달려야 합니다.

공사 구간이 끝나고 한적한 코스로 들어왔습니다.
후기상 이런 길이 대부분으로 들었지만, 공사와 겹치면서 시기가 나빴습니다.

다시 코스로 복귀합니다.
국토종주 이정표가 이렇게 반가운 건 오랜만입니다.

눈앞에 오르막이 보이지만 공도 길에서 고생한 걸 생각하면 여유롭게 달릴 수 있는 자전거 도로가 좋습니다.

관리가 부실해서 반쪽 짜리 길로 변했습니다.
차량 통행이 적은 구간이라 공도로 가도 좋을 뻔했습니다.

쉬면서 감상하는 낙동강 풍경은 일품입니다.

길이 험해지고 있습니다.

산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시멘트 포장도로지만 자갈길을 달리는 기분입니다.

갑자기 근엄한 두 조각상이 반겨줍니다.

길이 산을 따라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옆에 보란 듯이 있는 절.
길을 잘못 든 줄 알고 몇 번이고 지도를 확인합니다.
길 옆으로 이어진 파란 라인을 보면 이 길이 맞습니다.

이곳은 무심사입니다.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태라 저는 그냥 지나쳐 갑니다.
무심사에서 여행객에게 숙박과 식사를 무료로 지원해준다고 합니다.

공도에 시달리고 갑작스럽게 맞이한 언덕에 멘탈이 탈출한 체 쉼터 앉아 쉽니다.
절에서 키우는 듯한 바둑이가 자전거에 관심을 보입니다.

말도 안되는 경사가 느껴지는 곳이라 얌전하게 자전거를 끌고 올라갑니다.

초반 급경사를 지나면 의외로 탈만한 길이 펼쳐집니다.

덤으로 시원한 그늘까지 많기 때문에 굳이 공도 우회로를 선택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정상에 낙동강이 한눈에 보이는 구간이 있습니다.

합천창녕보 인증센터에 거의 도착했습니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예쁜 도로포장길이 펼쳐집니다.

도장도 잘 찍어 봅니다.

합천창녕보에서 나와 다시 달릴 준비를 하는 저에게 적교장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이 트럭으로 저를 꼬십니다.
"힘들죠? 적교장 가시는 길이면 태워드릴게요~"
공짜 픽업~! 정말 괜찮은 마케팅입니다.
하지만 저는 풍경을 즐기고 싶기에 그냥 자전거를 타고 가겠다고 말씀드리고,
나중에 다시 뵙기로 합니다.

관할 지역이 바뀔 때마다 체감되는 도로정비 상태가 눈에 들어옵니다.

작은 바위산들 사이로 자전거길이 이어집니다.

흔히 보기 힘든 풍경인데 너무 가까워 카메라에 모두 담기 어렵습니다.

정말 한적한 시골길 풍경.
오늘 달려본 가장 예쁜 길입니다.

픽업 트럭을 얻어 탔다면 정말 후회할 뻔했습니다.

길도 좋습니다!

적포교에 도착합니다.
정말 신기한 곳입니다.
숙박 시설과 매점 그리고 식당이 사이좋게 모여있습니다.
알고 보니 옛날부터 이곳이 대도시 사이 중간 지점쯤 만남의 광장이라 그렇다고 합니다.
지금은 교통이 발달해 발길이 끊어진 곳이지만,
자전거 국토종주 코스 중 박진고개를 앞두고 있는 좋은 위치라 자전거 여행객에게 인기 있는 곳입니다.

시설은 조금 아쉬운 여관에 침대가 있습니다. 

자전거 여행객을 위한 편의 시설은 최상입니다.
빨랫줄과 자전거 전용 창고가 있기 때문에 큰 자전거라도 안전하게 보관 가능합니다.
저는 접이식이라 방에 보관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한 가장 큰 실수 중 하나 입니다.
당시 선크림을 바른다는 개념이 없었던 시기라 햇볕을 가리기 위해 버프와 옷으로 꽁꽁 싸맸지만,
햇볕이 닿은 부분은 일광 화상을 입었습니다.
일광 화상 흉터가 3년 간 지속될 정도니 선크림은 필수 입니다.

낙동강 코스 초반에 만난 매협재에 놀라 다림재를 우회했지만,
다림재는 어떤 풍경일까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우회도로는 장단점이 있습니다.
공식 우회도로가 아닌 경우 교통량이 많은 편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우회로로 통과할 경우 길을 찾기가 힘들다는 점입니다.
공식 우회로가 아니기 때문에 이정표 역시 내비게이션에만 의존해야 합니다.
내일은 이화령과 맞먹는 박진고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느껴지는 코스 분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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