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벨로 버디와 국토종주 5일차 합천군-부산

어제 같은 목적지로 향하는 사람들과 많은 정보 주고 받았습니다.
대부분 부산에 도착 후 복귀를 위한 유용한 교통편과 위치들입니다.
저는 접이식이라 큰 도움이 되지는 못했지만, 고속버스 위치나 자전거로 부산을 이동하는 루트를 숙지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생각보다 부산은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 친화적인 도시가 아닙니다.

얼마 안 남았다는 기쁨에 들떠 평소보다 조금 이른 시간에 눈이 떠졌습니다. 
부산까지 남은 거리는 138km!
평소 라이딩을 즐기던 사정거리에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낙동강 종주 끝판왕인 박진고개를 넘어야 합니다.

적포교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해결합니다.

생각보다 잘 정비된 자전거길이 반갑습니다.

완전하게 분리된 자전거길이라 편하게 주행 가능합니다.

탁 트인 들판과 잔잔한 풍경.

평화로운 풍경에 박진고개를 넘어야 한다는 긴장감마저 사라집니다.

박진고개 시작입니다.
국토종주 표지판 화살표 역시 힘차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끔찍한 경사도가 체감됩니다.
길옆에 적힌 빼곡한 절규가 박진고개가 국토종주의 수문장임을 증명해줍니다.
MTB 기어가 세팅되었다면 끌바가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15% 경사도가 계속 이어집니다.
힘들게 코너들 돌아보면 쉬는 구간 없이 바로 동일한 경사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쉴세 없이 몰아치는 15%의 경사도 덕분에 난이도만 보면 이화령 고개보다 많이 어렵습니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여행하는 사람들의 경우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더 크게 와 닿는 곳이라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드디어 정상.
전망대 겸 휴식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올라와 보니 박진고개가 구름재로 불리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박진고개 전망대에서 감상하는 낙동강 풍경은 최고의 절경을 선물합니다.
이 때의 감동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을 정도 예쁜 풍경입니다.

어제 무리하게 박진고개를 넘었다면 도중에 지쳐버렸겠습니다.

푸른 하늘빛이 반사된 예쁜 낙동강 풍경,
밤에 도착했다면 칠흙 같은 어둠으로 가려질 풍경입니다.

사실은 우회하려고 마음 먹었던 영아지 고개에 진입해 버렸습니다.
이곳에서 저와 반대 방향인 서울로 올라가는 팀도 만났습니다.
연휴를 맞아 자전거를 좋아하는 학생 팀으로 이미 여행 경험이 있는 선생님도 동행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한 완주를 보장합니다.
혼자 여행하는 저는 내심 부럽기도 했습니다.

겸사겸사 영아지 마을에 마련된 공중화장실에서 볼일도 해결합니다.

사흘간 험한 도로를 달려서 그런지 물통 케이지 나사가 풀리고 나사산 마저 망가져 복구 불능 상태까지 도달합니다.

비상시를 위해 챙겨 온 벨크로를 이용해서 고정해봅니다.

영아지 고개 코스 분위기는 무심사와 비슷합니다.

초입과 후반 급경사를 제외하면 그늘도 많고 비교적 달릴만한 길이 이어집니다.

다른 고갯길 처럼 정상 부근에 전망대겸 쉼터도 있습니다.

강과 떨어진 풍경이라 조금 아쉽습니다.
영아지 고개마저 내려가면 더 이상 고갯길이라 부를만한 언덕은 없습니다.

어제 목적지로 정했던 남지읍에 도착합니다.
마스코트인 따오기가 반겨줍니다.
걸린 시간을 감안하면 적포교에서 묵길 잘했습니다.

철교와 나란히 놓여진 트러스트 구조 다리가 인상적입니다.

낙동강 지역은 바위 절벽이 예쁜곳이 많습니다.

바다와 가까워져 그런지 주변 식당은 온통 횟집에 저녁만 운영하는지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유일하게 문을 연 가게에서 점심으로 수제비를 사 먹었습니다.
아쉽지만 모래 맛이... -_-;

이제 이정표만 잘 따라가면 됩니다.
거의 U턴을 해야 하는 곳도 있기 때문에 이상한 길로 빠지지 않도록 주위 합니다.

저 멀리 목적지인 창녕함안보가 보입니다.

인증센터에서 서울 방향으로 여행하는 분께 동해안 자전거길 정보도 얻습니다.
동해안 종주길도 버킷리스트에 추가해봅니다.

여행이 끝나가는 아쉬움에 잠시 뒤를 돌아봅니다.

서울 지역에서는 흔히 보기 힘든 바위 절벽들이 이색적인 풍경을 느끼게 해줍니다.

창원시로 들어갑니다.

다리를 건널 때마다 낙동강과 함께 펼쳐지는 풍경이 저를 사로잡습니다.

창원시에 부근에 도착하자 잘 정비된 자전거도로가 반겨줍니다.

평지라 바람이 많이 불지만 동풍이라 시원합니다.

메밀꽃밭과 함께 멋스럽게 자리 잡은 기와집도 담아봅니다.

밀양강을 두고 조금 아쉬운 루트가 눈에 들어옵니다.
강을 따라 5km정도 상류로 올라가야만 강을 건널 수 있는 유일한 다리가 있습니다.

전방에 완공된 길이 보이지만 막아둔 이유가 있을듯합니다.
아쉽지만 우회로를 통해 갑니다.

도심과 가까워 도로 품질이 좋습니다.
속도를 좀 더 올리기 위해 타이어 공기를 보충해봅니다.
휴대용 펌프가 생각보다 공기를 넣기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펑크 없이 잘 버텨준 타이어가 고맙게 느껴집니다.

분홍색으로 도색된 예쁜 낙동강 철교가 눈에 들어옵니다.
아쉽지만 기찻길이라 사람이나 자전거는 통행 불가합니다.

산과 함께 낙동강이 만들어낸 절묘한 풍경에 사로잡혀 잠시 쉬어갑니다.
지금까지 문제 없이 잘 달려준 버디도 함께 담아봅니다.

낙동강 바로 옆으로 자전거길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물위를 달리는 기분입니다.

바로옆으로 기찻길이 있어 오고 가는 기차와 함께 달릴 수 있습니다.

저 멀리 KTX도 보입니다.

달린 거리 표시에 100km가 넘어갑니다.
체력의 한계가 느껴지지만, 바닥에 표시된 종점까지 거리가 저를 계속 유혹합니다.
결국 오늘 낙동강 하류까지 도착해보기로 결심합니다.

문제가 생깁니다.
엉덩이 부근에 통증이 느껴집니다.
안장통은 아닙니다.
피부가 쓸려 생기는 따끔거리는 통증에 가깝습니다.
처음 겪어보는 증상이라 엉덩이를 들고 이상한 자세로 자전거를 타기 시작합니다.
원인은 안장통을 방지하기 위해 입고 간 패드 바지가 문제였습니다.
당일 라이딩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장기간 입고 다닐 시 생기는 피부 쓸림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패드 크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통증으로 쉬는 시간이 늘어납니다.

덕분에 황금빛으로 빛나는 황산베랑길 풍경도 담아봅니다.

노을빛이 감도는 황산베랑길은 지금도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예쁜 코스입니다.

양산 물문화관 도착.
이제 마지막 목적지인 낙동강 하굿둑만 남았습니다.

긴 여행으로 체인이 새카맣게 변했습니다.
집에 가면 가장 먼저 체인부터 잘 닦아줘야 겠습니다.

이번 여행의 목적지 부산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부산 도심과 가까워지자 해는 산너머로 완전히 넘갑니다.

이제 10km정도 남았습니다.

부산 도시 한복판 인도 느낌이 드는 푹신한 포장재 덕분에 자전거가 나가지 않습니다.
혹시라도 길을 잘못 들어 부산 시민 분들께 민폐를 끼치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되어 몇 번이고 지도를 확인합니다.
길바닥에는 친절한 국토종주 글씨와 자전거 마크가 공식 코스임을 확인 시켜줍니다.

날이 어두워지고 여행 도중 쓸 일이 없었던 라이트를 켭니다.

자전거도로가 갑자기 끊어지는 곳도 있습니다.

조금만 더 일찍 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봄에 왔다면 벚꽃 사이로 예쁜 길을 달려볼 수 있겠습니다.

저 멀리 바다를 암시하는 끝없는 지평선이 느껴집니다.

끝없는 직선 도로!
이번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가 얼마 안 남았습니다.

예쁜 무지개색 조명을 밝힌 낙동강 하굿둑이 보입니다.

종점으로 향하는 마지막 이정표를 확인합니다.

드디어 낙동강 하굿둑 인증센터에 도착했습니다.
저녁 8시를 넘겨 인증센터 관리 사무실은 운영 중이 아닙니다.
수첩에 모든 도장이 찍혀 있다면 인증 센터에 마련된 수첩 수거함에 메달을 받을 주소지를 기록해서 넣으면 됩니다.
당시 무료였지만 지금은 메달 제작 비용이 들어갑니다.

중앙에 세워진 기념탑도 사진에 담아봅니다.

국토종주 여행객 이외는 일부러 찾지 않는 곳이라 그런지 아무도 없습니다.
여행 도중 쓸 일이 없었던 삼각대를 이용해 기념 사진도 찍어봅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사이버 인증도 정상적으로 완료되었습니다.

낙동강 코스의 마지막 도장을 찍었습니다.
저는 인천부터 양평 구간 도장이 없기 때문에 수거함을 통한 인증이 불가능합니다.

이제 복귀를 생각해야 합니다.
서둘러 지하철을 타고 부산역에서 KTX 막차를 타면 새벽 1시에 서울까지 도착 가능합니다.
하지만 지금 극도로 피곤한 몸과 함께 엉덩이 쓸림 통증이 고통스럽습니다.
결국 무리하게 집으로 가기보다는 부산에서 하루 더 묵어가기로 합니다.

지하철 역 부근 모텔은 상당히 비싼 가격을 부릅니다.
어차피 자전거로 다니기 편하기만 하면 문제 없으니 한적한 곳은 방 값이 절반으로 떨어집니다.

아낀 방 값으로 치킨을 시켜 먹습니다.
정말 꿀맛입니다.

대구를 지나면 낙동강 자전거길 후반부에 힘든 고갯길 4개가 몰려 있습니다.
모두 우회도로로 통과할 수 있지만 체력과 시간이 허락한다면 코스로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높은 곳에서 감상하는 풍경은 사진으로 보는 것과 또 다른 감동을 선물해줍니다.

그동안 이런저런 걱정과 혼자 떠나는 불안감에 항상 미루기만 했지만,
처음 시작이 어려웠습니다.
벌써 다음 여행지를 검색하고 있습니다.
다음 장거리 여행지는 동해 자전거길 입니다.





개인적으로 느껴지는 코스 분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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